#1 징크스와 강박증
징크스(Jinx)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의외로 많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살짝 추가적인 정보를 드리자면,
사실 징크스는 강박증과 친구 관계랍니다.
징크스와 강박증! 이 둘은 "생성되는 원리와 시스템"이 비슷합니다.
"불안"이라는 씨앗에 의해서 싹 틔워진 증상들이기 때문이죠.
강박증에 대해서는 추후 심도있게 논하기로 하고,
오늘은 징크스가 형성되는 "원인"과
징크스의 "치료 방법"은 무엇일지 알아봅시다!
#2-1 꼭 치료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원인과 치료에 대해 이야기 하기에 앞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사실 징크스를 비롯한 모든 심리적인 문제는
문제를 겪고있는 "본인이" 그것을
ⓐ 문제로 인식하지 않으며
ⓑ 사회, 혹은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다면
그 증상은 치료 할 필요가 없습니다.
필자의 학부생 시절, 당시 임상 심리 과목을
강의 해 주시던 선생님께서는 학생들에게
"사실 나도 강박이 있다. 나는 지갑에 지폐를 넣을 때,
일련번호대로 넣어야 하는 강박 성향이 있다."
는 고백을 하셨던 적이 있습니다.
수업이 종료된 뒤, 필자는 선생님께
"선생님께서는 치료를 하시는 분인데도,
왜 본인의 강박증상을 치료하지 않으십니까?"
라는 질문을 했습니다. 당시에는 정말 궁금해서 한 질문이었습니다.
이 질문을 듣게 되신 선생님께서는 살짝 어이가 없나는 표정으로
"학생.. 내가 내 강박증이 안 불편하다는데, 학생이 무슨 상관인가?"
라는 대답을 하셨습니다.
위에서 기술 하였듯이, 이처럼 본인의 증상이
ⓐ 문제로 인식하지 않으며
ⓑ 사회, 혹은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다면
해당 심리적 증상을 굳이 치료 할 필요가 없습니다.
#2-2 징크스 원인: 야구선수 A씨의 사례
징크스는 "특정 결과가 부정적으로 일어나지 않을까?"라는
불안이 점차적으로 강화 되면서 탄생 하게 됩니다.
가령 A라는 야구선수가 특정한 모자를 쓸 떄는
70%의 확률로 경기에서 이겼던 경험이 있다고 가정 해 봅시다.
A에게 경기라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가치이며,
본인은 최대한의 노력을 가했기에,
나머지는 "운(Luck)"에 맡기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A는 경기에서 이기고자 하는 욕구가 너무나 간절한 나머지,
"운"까지도 "통제"를 하고자 이런 저런 생각을 해 보았더니,
특정한 모자를 쓰면, 그나마 경기에서 이기는
"경향"이 있다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이러한 "생각, 사고방식은 더욱 강화"가 되어
도식(Schema), 선입견 등으로 발전을 하게 됩니다.
*도식: 특정 자극을 해석할 때 사용하는 개개인 고유의 인지적 구조
이러한 연유로 A는 지속적으로 모자를 쓰고 경기에 임하게 됩니다.
경기에서 패한 30%정도의 확률은 더 이상 A에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승리를 한 70% 확률의 공의 많은 부분을 모자에게 돌리게 됩니다.
지속적인 연패를 하지 않는 이상은, A선수에게는
"모자 없이는 불안해서 경기에 나갈 수가 없다"
라는 생각과 태도가 마음 속 깊이 자리잡게 됩니다.
이러한 마음 속 깊은 태도는,
외면적인 행동으로까지 나타나게 됩니다.
행여나 모자를 분실할까 불안해 하면서
몇 번이나 "모자가 잘 있는지 체크"
하는 행동 양상을 보인다거나,
모자를 깜빡하고 지참하지 못 한 경우에는,
"이 모자가 없으면 나는 경기에서 질 것이 분명하다"
라는 생각이 A를 지배하는 바람에
경기에 집중을 하지 못하고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게 됩니다.
사실 "모자"와 "경기의 승패"는 그 연결고리가 굉장히 약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잘못된 사고방식"이 "믿음"으로 발전을 하게 된다면
징크스가 탄생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앞서 이야기 드렸듯이, 징크스는
"불안"이라는 씨앗에 의해서 싹이 틔워진 증상입니다.
A의 케이스는 "경기에서 질 확률에 대한" 불안이라는 씨앗이
징크스라는 꽃을 피워 버린 케이스이죠.
#2-3 징크스 치료: 체계적 둔감화 기법
이러한 불편을 초래하는 징크스를 어떻게 치료하면 좋을까요?
보통 이런 불안 관련 증상에는
체계적 둔감화(Systematic desensitization)라는 기법을 사용합니다.
체계적 둔감화 기법은 상당히 솔직한(?)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체계적으로" 특정 증상에 대한 불안을 "둔감하게" 만드는 기법입니다.
가령 "뱀 공포증"을 예시로 들어봅시다.
공포증과 불안이 무슨 상관이냐고요?
뱀 공포증 또한 "뱀이 나를 공격"할 것이라는
불안이 지나치게 강화되어, 공포의 수준으로 발전이 된 형태랍니다.
그렇다면 이 "체계적 둔감화 기법"으로 뱀 공포증을 어떻게 치료할까요?
아래의 사례를 같이 한 번 살펴볼까요?
Step 1: 뱀 장난감을 만져본다 (실제 뱀과의 유사성 30%)
Step 2: 커다란 지렁이를 만져본다 (실제 뱀과의 유사성 40%)
Step 3: 두꺼운 철제 장갑을 끼고 뱀을 만져본다 (실제 뱀과의 유사성 60%)
Step 4: 실제로 뱀을 만져본다 (실제 뱀과의 유사성 100%)
"체계적 둔감화 기법"은 위와같이 각 Step을 차근차근 성공 해 나가면서,
최종 목표인 Step4까지 도달 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체계적 둔감화는 이렇게 내가 불안을 느끼는 대상, 생각과 유사한 것들을
Step으로 사용하여, 점진적으로 그 강도를 높이며 진행합니다.
치료의 도구가 될 대상들의 유사성을 분류한 뒤,
차근차근 그 불안도가 약한 것부터 접근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
체계적 둔감화 치료법의 골자입니다.
유사성을 차근차근 높여가며, 궁극적으로는 해당 대상이나 생각이
"내가 그렇게까지 불안해 하지 않아도 되는 것"임을
스스로 알게 해 주는 것이 체계적 둔감화 치료법의 최종 목표입니다.
물론 위의 Step들은 일종의 예시입니다.
실제로는 저 Step들간의 유사성이 촘촘하고 많을수록, 치료가 더 원활 해 집니다.
Step간에 이질감이 너무 강하거나, 갑자기 너무 강한 도전을 하게 되면,
치료를 받는 분이 버거워하시거나, 중도에 치료를 포기할 수 있으니까요.
#2-4 징크스 치료 방법: 체계적 둔감화 기법의 적용
그렇다면, 체계적 둔감화 기법을
징크스 치료법에 적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징크스로 발현되는 행동은
"불안하지 않으려고 하는 노력에 기반한 행동"입니다.
아까 예시를 든, 야구선수 A는
"경기에 패배할 지 모른다는 불안"을 막기 위해
"모자를 쓴다"는 징크스를 만들어 낸 것이죠.
그렇다면 A에게 체계적 둔감화 기법을 어떻게 적용시켜야 할까요?
우리의 궁극적인 치료 목표는
"A가 경기 시 모자 착용에 있어 자유로워지게끔" 만드는 것입니다.
때문에 치료 초반에는 경기 시, 모자 착용을 상당 부분 허용하되,
점진적으로 경기 시, 모자를 없애는 쪽으로 나아가야 하겠지요.
심리상담 중, A가 "모자에 낙서를 하는 것 정도는 괜찮다"라는 의사를 밝혔다면,
"경기에서 질 때마다 모자에 X표시를 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러한 조치를 취하게 된다면, 아래와같은 효과를 예상 해 볼 수 있습니다.
① A는 "모자착용 여부"와 "경기 승패 여부"를 서서히 "분리"시키게 될 것이다
: 모자의 X 표시가 늘어날 때마다,
모자가 A의 승리를 지켜주지 못 한다는 것을 상기
② X 표시가 늘어날수록, 부정적인 감정이 들게 된다
: X표시가 일정한 역치점을 넘어서게 된다면,
A 또한 모자를 교체하고자 하는 욕구가 생길 것임
이렇게 체계적, 점진적으로 X 표시가 증가됨에 따라,
A의 모자에 대한 집착은 점점 둔감해지게 될 것입니다.
최종적으로는 해당 징크스가 A의 머리에서 삭제 되겠지요?
물론 이것은 제가 만들어 본 예시이기 때문에,
여러분께서 실생활에서 응용을 하실 때에는
주어진 상황에 맞게 변형하셔서 사용 하셔야 합니다.
#3 글을 마치며
여러분께서도 본인이 없애고싶은 징크스가 있다면,
혹은 주위의 누군가가 징크스로 고통을 받고 있다면,
본인만의 체계적 둔감화 기법을 통해서 징크스를 제거 해 봄이 어떨까요?
"YouTube_심리학 꿀팁" 관련 영상 보러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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